섭사장의 블로그

미국 대학원 석사 유학 준비하기

March 19, 2020 | 8 Minute Read

미국 대학원 석사 준비를 하기 전에

고백하건데, 긴 시간을 스타트업에만 매몰되어 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모르고 살았다. 해외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인지 알았다면, 시작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하나씩 하다보면 어느새인가 준비가 끝나는 할만한 과정이 아닌가 싶다.

준비 과정

대학교 찾기

한국에서만 살아온 내게 가장 막막했던 것은 지원할 대학교를 찾는 것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인 나에게는 생소한 학교 이름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한국에서는, 좋지는 않지만 대학교의 서열화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대충 자신의 준비 정도에 따라 지원할 학교를 정하는 것이 쉬운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에는 무작정 좋은 학교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학교 별로 중심이 되는 학과가 존재하는 등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Research 중점 대학원 진학을 고려할 경우, 각 대학의 주요 연구 분야와 교수진이 매우 중요했다. 나는 research가 아닌 professional 과정을 고려했기 때문에 그나마 난이도가 낮았던 것 같다.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대학원 검색을 진행 했는데, 대학교의 rank를 찾아보기도 하고 Linkedin에서 학교를 검색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가장 유용했던 방법은 미국에서 생활하는 유학 선배들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선배들의 경우, 학교에 대한 정보들을 많이 알고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

GPA

미국 대학원에서는 GPA(학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나의 경우 학부를 졸업한지가 이미 한참 오래되었기 때문에 개선의 방법이 없었다. 대부분의 학교의 경우 4.0 만점에 3.0 이상을 요구한다. 일부 학교의 경우 학점이 좋지 않은 경우 그 이유를 서술하는 essay를 요구하거나 Personal History Statement에 기술하기를 요구했다. 성적이 좀 부족해도 합격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하며, 내가 그런 경우였다. 그리고 성적을 이유로 불합격을 알려온 학교도 있었다.

대부분의 학교는 지원과정에서는 성적표 사본을 요구했고, 합격 이후에 원본 성적표를 제출하라고 했다. 성적표 사본은 본인이 졸업한 대학교에서 인쇄한 것을 스캔하여 제출하면 된다. 일부 학교는 지원 과정에서도 원본 성적표를 요구했는데, 이 과정은 본인이 졸업한 학교마다 방법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내가 졸업한 서강대학교에서는 학생 포털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었다.

아주 드물게는 평가기관을 거친 성적표를 요구했는데, 성적표 원본을 World Education Services(WES)와 같은 성적 평가 대리 기관에 보내면 그들이 성적을 새로이 산출해 대학교에 보내주는 형식이었다. 이 경우, WES, ECE 등 학교에서 제시하는 기관 중 하나를 이용하면 된다. 검색해본 결과 서비스들은 크게 차이가 없는 듯 하다. 본인의 경우 성적표 발송부터 대학원 도착까지 3주가 걸렸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므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TOEFL

그나마 유학 준비 과정에서 가장 쉬운 과정이다. 공인 영어 성적을 준비해야 하는데, 유효한 TOEFL 혹은 IELTS 성적이 필요하다. 미국 유학의 경우 TOEFL을 준비하면, 거의 모든 학교에서 받아주는 것 같다. TOEFL은 Reading, Listening, Speaking, Writing의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 영역은 30 점 만점이다. 학교들마다 요구하는 점수는 다르며, 총 120 점 만점이며 내가 본 가장 낮은 요구 점수는 80 점이었고, 대부분의 공대는 90 점 혹은 100 점 이상을 요구했다. 문과의 경우 110 점 이상 등 요구하는 점수가 높았다. 각 항목 별 최저 점수를 제시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었다. 지원할 학교에서 요구하는 최저 점수를 미리 확인해 준비를 해야한다.

TOEFL 공부는 크게 두 가지 옵션이 있는데, hackers 어학원에서 공부를 하거나, 혼자 공부하는 방법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추천하자면, 학원을 활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학원에서 제공해주는 수많은 자료들은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렵고, 학원의 스터디 시스템도 공부하는데 나름 도움이 된다. 혼자 하면 나약해지는 부분을 스터디가 많이 잡아준다. 혼자 공부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TOEFL을 준비했던 친구에게 자료와 팁을 얻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Reading과 Listening은 문제를 많이 풀면 준비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의 영어교육이 Reading과 Listening 위주임을 생각한다면, Speaking과 Writing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것 같다. Speaking 점수를 올리는 것이 조금 어려웠는데, 내 답변을 녹음해서 들어보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Writing의 경우 영어 표현을 많이 외워두고 시험에서 활용했다.

GRE

유학 준비 과정의 꽃. 원어민들에게는 할만한 시험일지 모르겠으나 토종 한국인에게는 너무나도 괴로운 시험이다. Verbal Reasoning, Quantitative Reasoning, Analytical Writing의 세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Verbal은 빈 칸 채우기와 장문의 글 읽고 문제 풀기로 이루어져 있고, Quant는 쉬운 수학 문제들이고, Writing은 두 개의 글을 써야 한다. Verbal 130 ~ 170 점, Quant 130 ~ 170 점, Writing 0 ~ 6 점의 점수 분포이다. W(issue, argue) - Q - V - 휴식 - Q - V - Q의 순서 혹은 W - V - Q - 휴식 - V - Q - V의 순서로 문제를 풀게 된다. 이 때 Quant나 Verbal 중 하나는 더미이지만, 신경쓰지 말고 그냥 전부 열심히 풀어야 한다. GRE의 Quant와 Verbal은 첫 세트에서 얼마나 맞추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총점이 달라지는 희안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첫 세트들을 긴장하지 않고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Verbal과 Quant는 시험을 마치면 점수를 바로 알려주기 때문에 시험을 다시 봐야할지 결정하기에 매우 좋다.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는 Verbal이 가장 어려울 것 같다. Verbal은 TC(Text Completion) 6 문제, SE(Sentence Equivalence) 4 문제, RC(Reading Comprehension) 10 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Verbal을 공부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외워야 할 단어들이 너무 많고 어렵다는 점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Verbal 공부를 하며 문장 구조보다 단어에서 크게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단어 암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 때 Quizlet을 사용했고, 큰 도움이 되었다. 이공계의 경우 Verbal 점수가 합격 여부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160 이상을 득점해야 합격자의 평균 점수가 된다. 이공계는 150 후반이 나오면 잘 보았다고 생각하고 졸업하는 것 같다. 지나가는 얘기로, Verbal 공부를 하며 외운 단어 하나를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살고있는 보통 사람에게 보여줬는데, 단호하게 그런 영어 단어는 없다고 했다. 그정도로 실생활에서는 안쓰이는 단어들도 많이 출제가 된다.

한국인들에게 Quant는 쉬운 편인데, 중학교 정도 수준의 수학 문제들이 나온다. 이공계 학생이라면 실수를 하지 않으면 만점을, 실수를 한다면 한 문제를 틀릴 정도 난이도이다. 그리고 틀리더라도 영어 해석을 잘 못해서 틀릴 확률이 높다. 그래서인지 학원에서도 수강생 수가 가장 적은 편이다. 이공계는 만점을 목표로 한다. 한 개 정도는 틀려도 크게 상관은 없는 듯 하다.

Writing은 argue와 issue 두 카테고리로 나누어지며, 한 번의 시험에서 argue, issue 각각의 작문을 해야 한다. 둘 다 논리적 글쓰기이며, TOEFL과는 다르게 유려한 문장을 구사하기 보다는 논리구조 완성에 중점을 두고 작문을 하게 된다. 만약 영어 작문을 잘 한다면 물론 고득점을 노리며 유려한 문장을 사용하게 될 것이지만, 나는 아니었다. 이공계열의 경우 3.5 이상을 목표로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Verbal과 Quant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GRE도 학원을 다니거나 혼자 공부를 하게 된다. 보통은 두 달 과정의 박정어학원 혹은 hackers 어학원을 다니고 나서 혼자 공부를 하는 것 같다. 나는 hackers 어학원의 한 달 과정을 들었고, 그 뒤에 혼자 공부를 하면서 성적을 올리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첫 시험에서 예상 외로 좋은 성적이 나와서 금방 끝낼 수 있었다.

GRE 공부를 할 때 강쌤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을 읽어본 것도 도움이 되었다.

SOP

대학원 진학에 GPA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SOP(Statement of Purpose)다. SOP는 각 학교마다 가이드라인을 주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진학하려는 이유’,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커리어 목표’ 등을 포함하는 글을 요구한다. 각 학교 별 가이드라인이 유사하지만 다르므로 잘 맞춰서 작성해야 한다. 12pt, 1-2 single spaced pages 이런 분량 제한도 존재하므로 맞춰서 써야 한다. 일부 학교들의 경우 분량 제한을 맞추지 않으면 아예 읽지 않겠다는 경고들도 써 있었다.

보통은 이 과정에 가장 많은 노력을 들이는 것 같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작성하고 주변 피드백을 많이 받아가며 수정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래도 혼자 쓴 글은 빈약하고 약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한글로 먼저 작성하고 유의미한 피드백을 계속 받고, 영어로 번역을 하고 또 피드백을 수집했다. 기본적인 문법 수정은 https://grammarly.com을 이용했다.

PHS

PHS(Personal History Statement)는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SOP의 분량을 적게 요구하는 학교들은 PHS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PHS도 SOP와 마찬가지로 막막한데, SOP에 적지 않았지만 본인의 강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게 되는 것 같다. PHS도 학교 별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이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RESUME

영문 이력서를 준비해야 한다. 대학원 진학용 이력서에는 연락처, 업무 경력, 이수한 주요 수업 등을 적는다. 대부분 한 장 이하를 요구했다. 영문 이력서 샘플을 검색해보고 비슷한 양식으로 만들면 된다.

PORTFOLIO

Portfolio는 대부분의 학과에서는 필요하지 않다. 특수한 과에서는 요구를 하며, 그 외에 가끔 필요하진 않지만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들이 있었다. 디자인 관련 전공에서는 필수로 요구하는 것 같다.

추천서

보통 2-3 개의 추천서를 요구하는데, 그 중 한명은 꼭 교수이기를 요구했다. 본인을 잘 아는 교수 혹은 직장 상사에게 추천서를 받으라고 요구한다. 내게는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고, 결국 교수님에게 추천서를 받는데 실패했다. 긴 얘기를 짧게 하자면, 전공 성적도 안 좋았고, 졸업한지 너무 오래 되었고, 졸업 이후에는 연락을 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진실된 추천서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대신 직장 상사의 추천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결과적으로는, 교수님들로부터 추천서를 받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가능하다면 교수님의 추천서가 적어도 하나는 있으면 좋은 것 같다.

INTERVIEW

Interview가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일반 인터뷰, 코딩 인터뷰, 비디오 녹화 인터뷰 이렇게 세 개의 인터뷰를 봤다. 보통의 석사 지원은 interview 없이 진행된다.

기타

논문, 수상 경력, 업무 경력 등 학교 별로 천차만별의 정보들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들의 특성이 어느정도 드러나는 것 같다. 본인들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학점이 부족했기 때문에 수상 경력과 업무 경력을 열심히 활용했다.

지원 과정

계정 만들기

각 학교의 apply page를 통해 계정을 만들고 로그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미리미리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각 학교에서 요구하는 자료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특이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 단계를 너무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다급하게 준비를 한 학교들이 많이 있었다.

DOCUMENTS 제출

SOP, PHS, transcript 등 필요 서류를 제출한다. 일부 학교들은 financial 서류를 이 단계에서 요구하기도 했다.

TOEFL, GRE 제출

ETS 홈페이지에서 TOEFL, GRE 성적을 각 학교로 report 해야 한다. 학교 코드를 확인한 후 성적 report를 결제한다. 학교들에서 확인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여유가 있다면 미리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부 학교들은 마감일 이후에 도착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성적이 이미 나와있다면 어차피 할 일이니 미리미리 하자.

추천서 이메일 발송

내가 지원한 모든 학교가 온라인으로 추천서를 받았다. 추천서를 보내줄 사람의 메일주소와 이름, 관계 등을 적어 추천서 요청을 보낸다. 그러면 온라인 시스템에서 그 분들의 메일로 추천서를 제출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낸다. 일부 학교는 마감일 전까지 추천서가 도착해야하니 추천서의 도착여부도 잘 관리해야 한다.

지원하기

마감일 전에 지원에 필요한 것들을 제출하고 apply fee를 내면 지원 과정이 종료 된다.

지원 이후

STATUS 페이지 확인

각 학교들은 status 페이지를 통해 지원 과정에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등의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추천서의 진행 과정, TOEFL, GRE report 과정 등을 체크한다.

두려움에 떨기

이제 불안에 떨며 합격 / 불합격 메일을 기다린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나를 뽑아주는 학교가 있을 것이다!